통신선 55일 만에 복원한 北…"선결과제 해결" 압박

입력 2021-10-04 17:19   수정 2021-10-05 01:58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차단했던 남북통신연락선을 55일 만에 복원했다. 그러나 ‘북남 관계 수습’ ‘중대과제 해결’ 등을 남측에 요구하고 있어 추후 통신선을 다시 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4일 통일부와 국방부는 이날 오전 9시와 오후 5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이 복원돼 북측과 성공적으로 통화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한다”며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남북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서해 군 통신선 통화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불법조업 어선 정보를 교환하는 등 유선통화 및 팩스 기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복구 조치가 앞으로 한반도의 실질적 군사적 긴장 완화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북한은 우리 해군 경비함이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시도한 통신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북한은 작년 6월 9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핑계로 남북통신선을 차단한 뒤 지난 7월 27일 재개통한 바 있다. 그러나 8월 10일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다시 차단했다. 지난달에는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등을 수차례 시험 발사하더니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연락선을 복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통신선 복원에 기대감을 나타낸 우리 정부와 달리 북한은 ‘유엔 대북 제재완화’ ‘이중잣대 철폐’ 등 선결과제를 해결하라고 남측을 압박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남조선 당국은 북남통신연락선 재가동의 의미를 깊이 새기고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는 데 선결되어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 등을 위해 우리 정부가 노력하고, 자신들의 전술·전략무기 시험을 자위권으로 인정하라는 요구인 셈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정부 때와 달리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선 남한을 반드시 통해야 하는 만큼 대선을 앞둔 지금이 북한 입장에선 남한과의 접촉을 늘리며 추후 협상을 준비하기 좋은 타이밍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정부는 인도적 대북 지원과 남북 정상 간 핫라인 복원, 남북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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